(충남도민일보(세종시사뉴스) 정연호기자) 충남동남 문화유산돌봄센터는 "우리나라의 전통 가옥을 묻는다면 대부분 멋스러운 기와집을 떠올리는게 사실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통가옥은 한식 기와집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기와집은 부유한 양인층이나 양반 관료들, 왕족이 살던 집이고 대부분의 민초들은 초가형태의 집에서 거주하였다"고 밝혔다.
근대식 건축재료의 도입과 함께 흔했던 볏집이나 지역의 전통재료를 사용한 민가는 서서히 자취를 감추었다. 현대화의 여파와 새마을 운동이라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초가는 명맥을 이어가기 어려울만큼 우리 시야에서 사라진 것이다.
기와집과 초가를 비교하자면, 우선 목조형태 기와집은 전국적인 관광상품으로 지역별 타운화 되어 흔히 볼 수 있으나 초가는 잦은 관리소요의 문제와 실제 거주의 불편함으로 소외시 되고 있는게 현실이며 전국의 주요 민속마을이나 민속문화유산에서나 그 형태를 살펴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 문화유산 보존관리 사업 중 하나인 문화유산 돌봄은 10여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오며 우리 전통가옥의 수리를 주요한 업무 영역으로 하고 있다. 전통 가옥은 기와의 수리와 함께 이엉잇기도 중요한 항목으로 전통 수리 기술을 이어가고 전수하여야 하는 부분이다.
국가민속문화유산인 전국의 주요 고택중에는 일부 초가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 있는데 충남 지역에는 논산의 ‘명재고택’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논산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충남동남 문화유산돌봄센터는 전통 이엉잇기 기술을 널리 습득하고 활용하고자 지난 11월 13일부터 이틀간 이엉교체 및 기술 교육을 실시했다.
초가이엉잇기는 가을철 볏짚을 이용해 지붕을 올리는 것으로 서두에서 밝혔듯이민속마을이나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가옥 등에서만 그 현장을 볼 수 있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 이후 초가이엉 기술이 대부분 사라지면서 기술이 단절될 위기에 놓여 있어서 안타까운 실정이며, 그나마 이러한 소소한 이엉 잇기 직접 체험 및 기술 교육을 통해 명맥을 이어 갈 수 있어서 다행으로 여겨진다.
작업과정은 단순한 편인데 가을걷이를 마친 새 볏짚의 새끼를 꼬아 준비해두고 헌 지붕에서 썩고 무너진 부분을 걷어낸 후 새 볏짚을 덮는 과정을 거친다. 이엉잇기는 1년에 한 번 연중행사가 될 정도로 지붕 관리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으며, 마치고 나면 새 집이 된 것 같은 만족과 희열을 느낄 수 있다.
센터 관계자는 "교육을 받은 한 수강생의 이야기에 따르면, 생소했던 새끼 꼬기 기술을 배울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던 부분도 있었지만 헌 지붕이 삽시간에 새 지붕으로 바뀌는 순간 눈 앞에 펼쳐진 고풍스러움은 그 어떤 광경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교육에 참가한 충청·전라지역의 문화유산돌봄센터 요원들은 이엉잇기를 해보며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자산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순간이었다고 하며, 아름다운 우리 초가를 속속이 들여다보고 체험해 볼 수 있어서 더할 나위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