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혈사지″를 아시나요? 공주에 있는 서혈사지는 충청남도 기념물 제37호로 지정된 공주시 문화유산중 하나이다.
이곳은 고대에 세워진 후 통일신라시대 이후까지 있었던 서혈사터로 추정되는 곳으로 3차례의 발굴조사 결과, 남쪽으로부터 탑, 금당, 강당이 일직선으로 세워졌던 일탑식一塔式 사찰구조를 하고 있다. 석탑의 일부분과 백제, 통일신라, 고려시대의 시와들이 발견되었으며, 그 중에서 ‘서혈사西穴寺’라 적힌 기와도 출토된 곳이다.
북쪽에는 자연 동굴을 이용한 석굴사원이 있으며, 이곳에서 공주 서혈사 석불좌상보물 제979호을 비롯하여 통일신라시대의 석불좌상 3구가 발견되었다. 이 절터는 공주 웅진동 우뚝 솟은 망월산의 동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백제의 전형적인 연꽃무늬 와당과 통일신라와 고려시대의 각종 기와류, 석탑부재, 초석 들로 보아 백제 때 지은 사찰로 추정된다.
서혈사터는 완만하게 경사진 밭을 3단계로 구분하여, 석축을 쌓고 지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사된 내용에 의하면 불도를 닦던 곳의 배치가 지형과는 관계없이 남쪽을 향해 탑, 불당과 함께 직선상에 놓았음을 알 수 있다.
이 절터와 관련이 있는 석굴사원은 자연적인 동굴을 이용하여 승려의 수도장으로 만든 것인데 크기는 길이 8m, 높이 4.5m, 폭 17m의 규모이다. 북쪽 벽에는 불상을 안치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층대가 있다. 여기에서 발견된 통일신라시대 작품인 3구의 석조불상으로 미루어 보아 통일신라시대에 다시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공주 지역 문화유산 일상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충남동남 문화유산돌봄센터에서는 2024년 올 해도 어김없이 우리 문화유산 사랑 실천과 쾌적한 관람환경 조성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문화유산 현장으로 가기까지는 다소 험난한 여정이다. 포장도로는 사유지에 가로 막혀 통행이 제한되고 진입로에는 무성한 수목만이 지나는 이에게 인사를 전한다. 약 30여 키로의 예초장비와 도구를 챙겨 서혈사지에 도착하면 雨後竹筍(우후죽순)이라는 말이 연상되듯 곳곳에 자라난 잡초와 대나무 밀림만 보일 뿐이다.
현장을 지휘하는 경미수리 5팀장(김우규)의 말에 따르면 ‘산중에 깊숙이 위치한 사지에는 뱀, 벌, 멧돼지 등이 언제 출몰할지 모르는 위험도 있고, 워낙 우거진 상태에서 풀 깎기를 하는만큼 작업강도가 높아 대부분 사람들이 오기를 꺼린다’고 한다. 그러나 언제든지, 누군든지, 찾아 오게 되는 문화유산이고 또 지속적인 학술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유서 깊은 문화유산 산실인만큼 항상 기쁜 마음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으며, 일을 마치면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한다.
유명하지 않아도, 자주 찾는 문화유산이 아니라도 산간오지에서 숨쉬고 있는 우리 문화유산을 한번 더 살펴보고 알아가는 하루를 보냈으면 한다. 또한 항시 사명감을 갖고 관리하는 문화유산돌봄센터 요원들의 숨은 땀을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