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하반기 경제운용에서 당분간 확장 정책기조를 유지키로 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난 4월의 -2%서 -1.5%로 올려 잡았고 내년 목표치는 잠재성장률 수준인 4% 내외를 유지했다. 또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250억 달러, 소비자 물가는 2%대 후반으로 예상했다.
성장률 상향 조정에서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확장 정책기조를 견지한 데서는 향후 경기의 불확실성에 대한 고민을 읽을 수 있다. 일단 확장 정책기조를 유지하기로 한 것은 적절한 판단이라 생각한다. 긴축 기조로 자칫 회복의 불씨를 꺼뜨릴 수는 없는 일이다. 반면 성장률 전망은 다소 낙관적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치 -2.2%보다도 높다.
하반기에 우리 경제를 괴롭힐 잠재적 악재가 한둘이 아니다.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는 벌써 현실화되고 있다. 수출 부진은 우리 경제의 최대 복병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세계 수요에 따라 수출이 춤출 수밖에 없다.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는 아직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아 수출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기는 힘든 상황이다. 영국의 부도위기설, 동유럽의 불안 등도 여전히 한국경제를 불안케 하는 요인이다.
기업 구조조정과 비정규직법 개정을 둘러싼 노사갈등도 심화될 수 있다. 북핵 등 북한 변수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국제사회 제재에 대한 북한의 추가 도발 등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반기가 사실상 경제 회생의 분수령이 될 중요한 고비인 셈이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정부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는 산더미다. 투자 부진, 양극화, 고용 부진, 재정 적자 등은 성장 동력을 살리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운용에서 일자리 창출과 서민생활 안정에 정책의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경제 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가 서민층이라는 점에서 당연한 정책 방향이다. 올해는 극심한 경기침체에 따른 고용불안과 자산감소로 빈부 격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양극화 해소의 지름길은 일자리 창출이다.
올해 재정 지원으로 일자리를 크게 늘렸으나 일회성 잡일이 대부분이다. 결국 투자 활성화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투자가 늘어나야 일자리가 생긴다. 또 고용이 늘어나면 이것이 소비와 생산증대로 이어져 경기가 살아나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정부가 지속적인 규제개혁 등 투자확대 방안을 제시했지만 획기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한국호’의 안정항해를 보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