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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아름다운 옆길에서 웃고 춤추고 명랑하게 살라!

그리고 웃음과 명랑함의 망치를 기꺼이 감당하라!

  • 등록 2020.09.10 11:33:00

▲ © 정연호기자


[전국=충남도민일보] 난해한 니체의 철학적 사유를 독자들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있고 유려한 문체로 풀어 쓴 <니체의 아름다운 옆길>(북코리아, 천경 지음)이 최근 발간됐다.

이 책은 작가 천경이 지난 201711월부터 2019년까지 7월까지 국내 한 신문사에 <천경의 니체 읽기 칼럼>이라는 제목으로 매주 게재한 내용을 엮어서 출간한 것으로 가볍고 재미있으며 깊은 울림을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니체의 아름다운 옆길>의 수록 글들은 현재 다음 브런치 사이트에도 여러 편이 게재되어있으며 천경 작가는 다음 브런치의 니체 관련 추천작가이기도 하다.

<니체의 아름다운 옆길>은 저자가 니체의 전작(全作)을 통독하면서 니체 철학의 여러가지 개념들을 생활의 이야기와 연결해서 재미있게 풀어 썼다는 장점이 있다. 일상의 가벼운 스케치로 시작되는 이 책의 이야기들은 매 편마다 매우 쉽게 읽히지만, 니체 철학의 깊이를 땀 흘려 담아낸 흔적이 돋보인다. 특히 비유와 상징의 문체로 씌여진 난해한 니체의 저서를, 일상 생활에 적용해서 한편 한편 담아낸 이야기들이라 설득력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이는 저자의 삶의 통찰과 오래 닦아온 문장의 힘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이 책의 문장 중에는 유머 코드가 행간마다 숨어 있어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러나 쉽고 평이한 문장들과 일상 생활에서 길어올린 에피소드로 구성되는 각 챕터마다 영원회귀 사유, 힘에의 의지, 주인도덕과 노예도덕, 위버멘쉬(초인)와 인간말종, 신의 죽음과 보편진리의 유무, 그리스도교의 폐해와 가치의 전도, 아모르파티(운명애) 등 니체 철학의 핵심 개념들이 소상히 소개되고 있어 니체 철학의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난해하지 않게 니체 철학을 이해할 수 있으며 재미있게 니체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만의 장점이다.

말하자면 이제까지 없었던 방식으로 쓰여진 철학적 해설서이며 에세이집이라는 설명이다.

기존의 철학 해설서가 지닌 난해하고 복잡한 문장과 문맥들이 깨끗이 정리되어 산뜻하고 선명하게 니체 철학의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종종 배꼽잡는 유머까지 행간에 숨어있다고 하니, 눈여겨 읽어본다면 누구나 재미와 인식의 벼랑에서 한발을 더 내딛는 자의 희열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철학이 어렵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평소 철학에의 입문을 꺼렸던 사람들이라면 도전해 볼 만하다.

니체 철학을 이해하고 싶지만 어려워서 엄두를 못 낸 사람들에게도 유용하지만, 이미 니체의 저서를 접한 독자들이라면 더 재미있고 깊이 있게 책 속의 메시지들을 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자 천경씨는 <>인문학 공부를 하고 싶지만 어려워서 망설이는 분 <>니체에 대해 알고 싶지만 저서가 방대해서 엄두가 안 나는 분 <>책을 읽으며, 명랑하게 웃고 싶은 분에게 책을 권한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와는 다른 삶과 사유을 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니체는 큰 울림과 만만찮은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한다. 니체를 읽고 나서 저자는 큰 충격을 경험했다고 한다. 자신이 그동안 지켜온 소신들이 해일처럼 부숴지는 경험. 그것은 평화로운 일상에 균열을 내고 지금까지 알고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의문을 갖게 했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해체하고 재구성해야 하는 위험과 놀람의 세계였다는 설명이다. 니체는 그만큼 위험하고 충격적인 망치와 도끼였다고.

저자는 니체는 나의 안일한 내면의 평화를 깨트렸고, 믿었던 가치관과 존경했던 금언들이나 좋아했던 취향마저 나의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회의, 세상에 대한 핑크빛 감흥과 삶에 대한 환타지를 일순간 뒤흔들었다고 말한다.

니체를 만나고부터 세상은 다른 색깔과 다른 질감으로, 다른 관점과 다른 경쾌감과 명랑함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것. 해서 저자는 니체를 만나 울고 웃으며 굿판을 벌이듯 글을 썼다고 말한다.

니체는 내가 믿어 의심치않는 모든 것들에게 아니야 그게 아니야라고 말하며 망치를 들고 다가왔다. 그리고 이 현실의 온갖 가치와 덕목과 칭송되던 행위들과 사랑스러운 가족의 얼굴, 평화롭게 지내던 이웃의 친절한 말들, 즉 나의 환영’(幻影)을 되비추어주던 모든 것에 사형선고를 내리듯이 그것들의 민낯을 까발렸다. 그것들은 나의 민낯이기도 했다. 나의 평화와 안전을 지탱해준 얄팍한 지지대, 혹은 의지처 같은 것들, 나와 동류의 이데올로기를 지닌 그 무엇에 대한 안도와 그 안도에 복을 빌며 제사 지내고 경배하는 어리석음, 그 어리석음에 대한 경배. 그것은 그러니까 호모사피엔스종()인 내가 이 삶을 버텨내기 위한 방편으로서의, 허위의식들, 허구들, 가짜들, 오류들의 집합이며, 이 삶을 참아내기 위해 꼭 필요한 거짓 덩어리들이었다고 니체는 단호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단호함에 놀라고 예리한 통찰과 용기에 놀라, 살아온 생 전부를 돌아보게 되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런데 한편 이처럼 심각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니체의 문장들은 너무나 가볍고 경쾌하고 명랑해서 저자는 다시 놀랐다. 특히 니체는 웃음을 독자들에게 권한다. 망치는 망치로되 웃음과 유머가 넘치며 춤추는 망치, 니체!

특히 저자는 자신이 많이 웃지 않은 성격적인 특성을 감안해 니체을 읽고부터는 많이 웃으며 살 것을 자신에게 추천했다고 한다. 이 책을 쓰면서 저자는 많이 웃고 울었다고 말한다.

<니체의 아름다운 옆길> 그러니까 이 책은 한마디로 재미있고 웃긴다는 것이다. 철학 이야기를 하면서 이렇게 웃어도 될까? 답은 웃어도 된다! 아니 웃어야 한다고. 니체는 '웃음은 웃음의 미래'라고 주장하고 있으니까. 이 책 <니체의 아름다운 옆길>에 대해 저자는 진지한 철학을 논하면서 배꼽 빠지게 웃는 역설, 글이 저희끼리 웃고, 글을 쓰는 동안 나도 글과 함께 웃었다며 책이 재미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행간의 재미를 찾아내고 웃음의 코드를 발견해 내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웃음은 의미들을 희화하는 힘이 있으며 웃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이데올로기와 담론을 허무는 힘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물론 한바탕의 큰 웃음만이 책의 전부일 수는 없다. 니체 철학이 그렇게 단일한 맥락으로 쉽게 정리되지는 않는다.

저자는 책을 쓰는 동안 니체의 친구가 되어 웃으며 놀았다면서도, 또 니체는 재미있다면서도 니체에게로 가면 갈수록 위험하고, 위험한 만큼 후련하고, 더 많이 니체를 알고 싶지만, 어느 순간 더 이상 알고싶지 않고, 차라리 모르고 싶어진다고 고백한다. 니체, 그 숱한 비밀의 문들의 은밀한 내부로 들어가는 열쇠같은 니체를 정면으로 만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니체를 직면하고 감당할 용기가 필요하다고!

저자의 말을 들어 보자.

그것은 지금의 내 삶을 통째로 망치질을 해야 하는 순간과 대면하는 사태로 나를 데려갔다. 이만하면 괜찮아, 하고 자신을 위무하며 조용조용 이 삶의 얼룩진 흔적들과 상처들에 연고를 발라주고 자신을 다독이며, 간신히 웃으며, 용감한 척 가면을 쓰고 살고 있는 나약한 실존에 메스를 가한다. 그 망치와 메스가 실은 명랑한 웃음이며 경쾌한 춤이더라도 웃음과 춤과 명람함은 무서운 망치이며 칼이며 도끼가 되어 지금 나의 욕망의 화로에 내리꽂힌다. 그런데 알고보니 도끼와 망치는 한바탕의 큰 웃음이었다. 웃음은 가볍되 다른 차원과 다른 평면으로 나를 데려가는 웃음이었다

해서 저자에게 니체의 웃음은 열쇠이며 니체를 따라 저자는 웃었으며 그의 글도 웃었으나 그것은 어떤 다른 지점에서 나타나는 웃음이다. 말하자면 니체의 사도라 할만한 미셀 푸코의 한 번도 되어 보지 않은 자신 되기와 비견되는 경험이라고 할수 있을까?

저자는 아름다운 니체의 옆길에서 놀고 웃고 춤추고 명랑하게 살라고, 그러나 그 웃음과 춤과 명랑함이 주는 망치를 기꺼이 감당하라고 니체를 대신해서 말하는 것 같다.

천경씨는 현재 홍대 인근 대안연구공동체에서 프리드리히 니체, 미셀 푸코, 질 들뢰즈, 레비스트로스 등의 저서를 읽고 공부하는 잡종의 책 읽기 모임을 매주 진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고독, 혹은 빨강색에 대하여><내 안에는 작은 아이가 산다> <키스해도 돼요?><주부재취업처방전>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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