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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우승은 한국의 힘

  • 등록 2009.04.02 16:43:00

스포츠선수들이 수렁으로 빠져드는 한국을 희망으로 이끌고 있다.

한국야구가 세계만방에 한민족의 저력을 과시하더니, 그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김연아 선수가 경제위기로 고통스러운 국민들에게 신선한 승전보를 전해줬다.

라이벌이라던 일본의 아사다 마오를 큰 점수 차로 제치고 2009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세계신기록은 물론 꿈의 점수라던 200점을 넘겨 당당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이다.

경기장만 그라운드에서 빙판으로 바뀌었을 뿐 장소도 WBC 결승전이 열렸던 바로 그 로스앤젤레스다. 우리 교민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곳이 아니던가. 아쉬움이 환호로 남은 장소다.

스포츠는 우리에게 ‘운동’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IMF라는 큰 수렁에 빠져 있을 때 맨발의 박세리 선수와 박찬호 선수가 시름을 잊게 하더니, IMF에서 막 벗어나려 할 즈음엔 뜨거운 월드컵 축구열기가 우리 국민을 하나 되게 했었다.

그런데 이제 어쩌면 IMF 보다 더 큰 수렁이 될 수도 있는 세계적인 경제위기와 북핵 위기, 그리고 각종 리스트로 얼룩져 있는 스산한 한반도에 또 다시 야구선수들과 국민동생 김연아 선수가 주말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승전보를 전하고 있다.

앞서 올림픽에서는 박태환선수와 12명의 전사 그리고 야구팀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선사하더니 이제 야구팀과 김연아선수가 시른에 젖은 국민들에게 위안과 더불어 ‘하면된다’는 희망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이 고군분투할 때마다 커다한 힘과 희망이 되어 주는 우리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듬뿍 보낸다.

이제 김연아선수는 대한민국의 자랑일 뿐만 아니라 이제는 세계의 연인이 되었다. 김연아선수가 이번대회에서 비록 완벽한 연기를 펼쳐주진 않았지만 미완성된 아름다움이 보다 노력해 완성되어 가는 김연아선수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게 한다. 김 선수의 앞날에는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도전의 길이 열려 있다.

김연아 선수는 오늘 2009년 세계피겨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압도적인 기술과 연기로 경기장은 물론 TV로 지켜보던 모든 사람들을 완전히 매료시켰다.

어떤 찬사도 빛을 발할 수 없는, 숨죽인 4분이었다.

드디어 천일야화에 나오는 지혜롭고 아름다운 ‘세헤라자데’가 김연아 선수로 부활 했다. 옛 페르시아 제국과 인도를 넘나드는 이국적인 현란함과 신비로움이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선율을 타고 잠에서 깨어나 김연아 선수가 된 것이다.

정상에 서 본 사람들은 안다. 정상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좌절과 아픔을 겪어야 했는지를. 그리고 또 앞으로 얼마나 많은 외로운 나날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안다.

오늘이 있기까지 부상을 이긴 투혼과 눈물겨운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백과사전같이 힘겨웠을 하루하루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아름다운 시를 써내려간 우리의 김연아 선수에게 눈을 돌리고 싶을 정도의 뜨거운 국민적 포옹을 보낸다.

더불어 내년에 있을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도 또다시 기록을 갱신하며 금메달 획득의 위업을 달성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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